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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30 프레시안: <숏!숏!숏! >은 그 어느 때보다도 뛰어난 개막작 ”


[JIFF2009]"<숏!숏!숏! >은 그 어느 때보다도 뛰어난 개막작"

[Film Festival] 전주영화제 개막작 <숏!숏!숏! 2009 : 황금시대> 기자회견 열려


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의 개막작 <숏!숏!숏! 2009 : 황금시대>(이하 '황금시대') 관련 기자회견이 4월 30일 개막식에 앞서 기자시사 뒤에 올해 새로 완공돼 문을 연 전주영화제작소 4층에 위치한 상영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주영화제의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정수완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영화의 제작을 맡은 (주)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와 배급을 맡은 KT&G 상상마당의 이용출 팀장, 그리고 연출에 참여한 10명의 감독을 대표해 <페니러버> 편을 연출한 김성호 감독이 참석했다.

▲ 10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숏!숏!숏!2009 : 황금시대>의 기자회견이 30일 오후 3시 기자 시사 후 열렸다. 왼쪽부터 민병록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출 KT&G 상상마당 팀장,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 김성호 감독, 정수완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프레시안

전주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황금시대>는 10명의 감독이 참여해 10편의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 10명이 감독이 선정된 데에 대해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엄격한 기준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감독 선정을 위한 회의 과정에서 독립영화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보다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는 감독들, 그리고 되도록 한 편 이상의 장편을 연출한 경험이 있는 감독들 위주로 선정했다는 것. 그러나 이 기준이 절대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열 명의 감독 중에는 아직 장편 연출 경험이 없는 감독이나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에서 작업을 해온 감독들도 포함돼 있다.

또한 '돈'이라는 소재를 택한 데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지금 시기 가장 민감한 문제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견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예산 등 여러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10명의 감독이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을 뿐 아니라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황금시대>가 "앞으로도 그 어떤 개막작보다 뛰어난 개막작이 될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금시대>는 애초부터 개막작으로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10주년 기념 프로젝트인 만큼 의미도 컸지만 워낙 완성된 퀄리티가 높았다는 것이 정 프로그래머의 설명이다.

▲ 전주영화제 개막작 <숏!숏!숏!2009 : 황금시대> 중 <페니러버> 편을 연출한 김성호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ㅇ하고 있다. .ⓒ프레시안
김성호 감독도 <황금시대>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는 말을 처음 듣고 매우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영화제는 감독들이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리다. 특히 독립, 저예산, 예술영화 감독들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가 상영된다고 결정됐을 때 감독이 느낄 기쁨은 당연히 큰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전주영화제는 그 어떤 영화제들보다도 진취적이고 자유로우며 실험적인 영화제"라고 말했다. 그런 전주영화제의 숏!숏!숏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도 기쁜데, 이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더욱 영광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성호 감독은 이전에도 인디스토리와 함께 옴니버스 영화를 다수 연출했던 인연으로 10명 감독들 중 '반장'으로 활동했다. 각 감독들이 자신의 영화를 끝낸 뒤에도 다른 작품들을 취합하고 연결하는 등 후속작업을 책임진 것. 김성호 감독이 말에 따르면, 애초10명의 감독들에게 각자 연출의도와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감독들의 주제나 작품 진척상황 등에 대해 감독들 간에 정보를 되도록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에는 주제나 이야기가 겹치면 어쩌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스타일과 내용, 주제가 겹치는 바 없이 감독 각자의 개성을 또렷이 반영한 열 편의 영화가 나왔다"는 것. 또한 다른 작품들이 '돈'이라는 키워드를 주로 사회적인 주제로 발전시킨 것과 달리 그가 연출한 <페니러버>가 다소 개인적이고 내밀한 서정적인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 "나 역시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자유롭게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됐다. 우리 시대에 경제성장이 최고의 화두가 된 만큼 주로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약간 다른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최근 <워낭소리>나 <낮술>, <똥파리> 등 한국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거두고 있는 성과에 대해 "이제야 상영공간이 확보되기 시작했고 관객들도 다양하고 역동적인 영화들에 관심을 갖게 된 만큼 한국 독립영화도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나 일본의 경우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상영할 공간들이 보장돼 있고 고정 관객들이 있는 만큼 지난 수십 년간 독립영화가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특히 일본의 경우 연간 만들어지는 400여 편의 영화 중 주류 영화들은 60여 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주류 영화들이 그간 너무 많이 만들어져 왔다는 것. 민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는 주류영화들이 심지어 한 해 백 편까지도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에 반해 독립영화는 만들어진다 해도 상영될 공간이 거의 없어 관객과 만날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주=김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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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2 서울신문: 전주영화제 10주년 기념 단편 제작 프로젝트 10편 ”

돈에 관한 열가지 기막힌 이야기

전주영화제 10주년 기념 단편 제작 프로젝트 10편

전주국제영화제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8일까지 진행되는 축제의 장에는 ‘디지털·대안·독립’이란 새로운 영화 흐름을 보여주는 국내외 작품들이 가득하다.

특히 개막작으로 선정된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 ‘숏! 숏! 숏! 2009:황금시대’는 젊은 감독들의 재기발랄한 실험정신과 결기가 가득해 눈길을 끈다. 개막식 상영분이 예매를 시작한 지 2분 만에 동난 것을 비롯해 4차례 상영분이 예매 첫날 매진될 만큼 일반 관객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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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숏! 숏!’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이다. 보통 3편의 단편을 묶어왔지만 올해는 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10편의 단편으로 구성했다. 참여한 감독들은 권종관, 김성호, 김영남, 김은경, 남다정, 양해훈, 윤성호, 이송희일, 채기, 최익환 등 모두 10명이다.

●가능성 넘치는 감독들의 10가지 상상

감독들에게 주어진 키워드는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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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이야기하기에 적절한 소재. 투입된 제작비는 편당 500만원이었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3000만원이었던 총 제작비가 ‘KT&G 상상마당’ 등의 지원으로 5000만원으로 불어나 확보한 금액이다.

이송희일 감독의 ‘불안’, 채기 감독의 ‘가장 빨리 달리는 남자’, 김은경 감독의 ‘톱’, 남다정 감독의 ‘담뱃값’은 돈 때문에 겪는 씁쓸한 경험, 꼬여가는 인생 등을 그렸다는 점에서 주제의식을 정직하게 전달하는 작품들이다. 현실에 밀착한 이들 영화는 한순간에 직장을 잃거나 주식으로 거액을 날려 가정이 위기에 몰린 우리네 주변 풍경들을 떠올리게 한다.

비정한 사회라는 배경은 공통되지만 유머 코드를 가미해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들도 있다.

최익환 감독의 ‘유언 LIVE’는 전 재산을 사기 당한 두 청년의 자살소동을 코믹하게 그렸다. 김영남의 ‘백 개의 못, 사슴의 뿔’은 월급을 받지 못한 여성노동자가 중년 사장을 찾아가 독촉을 하는 이야기다. 밉지만 어느 쪽도 미워하기 어려운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양해훈 감독의 ‘시트콤’은 코스튬 플레이 인디언 남자들이 나이트클럽에서 벌이는 소란을 우스꽝스럽게 담았다.

윤성호 감독의 ‘신자유청년’은 52주 연속으로 로또 1등에 당첨된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조명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날카로운 사회 풍자와 허를 찌르는 블랙 유머, 진중권 문화평론가, 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허지웅 프리미어 기자 등 카메오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권종관 감독의 ‘동전 모으는 소년’, 김성호 감독의 ‘페니 러버’는 황금 만능주의의 상징인 돈이 다른 방식으로 인간관계의 수단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이들 작품은 거꾸로 돈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동전 모으는 소년’은 커다란 유리병에 동전을 모으는 외톨이 소년이, ‘페니 러버’는 잠자리를 함께한 소년에게서 받은 십원짜리 동전에 애착을 갖는 어느 30대 여성이 주인공이다. 가수 조원선이 ‘페니 러버’ 주연을 맡았다.
 

●어려운 영화계 현실에 던지는 희망

지난 30일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는 ‘숏! 숏! 숏! 2009:황금시대’에 대한 여러 가지 의미 부여가 오갔다. ‘페니 러버’ 김성호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만드는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길렀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10년간 한국영화의 황금기를 거치면서 감독들이 어떻게 성숙해왔는지 볼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일본에서 매년 제작되는 400여편의 영화 중 메이저 영화는 60편에 불과하며 150~200편가량이 독립영화, 나머지는 성인영화”라면서 “우리는 메이저 영화가 너무 많이 제작됐던 게 사실인데 이제 30~40편으로 줄어들어 ‘워낭소리’ 같은 독립영화가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세계영화의 30%는 디지털로 제작되고 있는데 우리도 이제 그런 시대에 접어들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선두주자에 선 전주국제영화제는 앞으로 신인감독 발굴뿐 아니라 투자도 활발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숏! 숏! 숏! 2009:황금시대’는 오는 9월쯤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전주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제공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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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19 네이버: 오늘의 영화 ”

영화 현장을 가다

촬영 현장, 시사회 현장 등 궁금한 영화현장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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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영화제 개막작 [숏!숏!숏!] 중 한 작품 [페니러버] 촬영현장


"도레미파솔라시도...(중략) 그 무엇보다 정말 좋아하게 되었으니깐." 롤러코스터의 보컬 조원선이 촬영리허설을 위해 신곡 '도레미파솔라시도'(이 곡은 3월16일에 새로 발매된 솔로 첫 앨범 [SWALLOW]의 3번 트랙이다.)를 부를 때마다 분주하게 촬영을 준비하던 스탭들은 잠시 멈춰 서서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솔로앨범 6번 트랙인 '아무도, 아무 것도'를 부르는 조원선과 드럼의 손경호, 베이스의 박현준.(위)


카메라 옆을 지키고 있던 촬영부는 톡톡 튀는 음악에 발로 리듬을 맞추고, 스크립터는 기록하던 스크립용지를 가슴에 끌어안은 채 다른 스탭들과 함께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인다. 한 곡이 완전히 끝나자 다들 공연장에 온 것처럼 "와"하며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앵콜"을 요청할 법도 한데 스탭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촬영준비로 재빨리 움직인다. 마치 음악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뮤지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말이다. 3월8일 밤10시 홍대의 어느 카페. 이곳에서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중 한 작품인 김성호 감독의 단편 [페니러버]의 리허설 촬영이 한창이다.

[숏!숏!숏!]은 전주국제영화제의 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다. 이번 숏!숏!숏!은 전주국제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해 충무로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10명의 젊은 감독들이 참여한다. 이날 현장의 김성호 감독은 물론이고 최근 [탈주]를 작업한 이송희일 감독, 개봉예정인 [보트]김영남 감독, [그녀는 예뻤다]최익환 감독 등 참여하는 감독들의 면면이 제법 알차다. 이들은 1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최근 한국인의 최대 화두인 '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김성호 감독의 [페니러버]는 '십 원'을 매개로 한 '관계'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가수인 30대 '여자'(조원선)는 성관계를 가진 어린 남자 '그녀석'(유형근)로부터 십 원짜리 동전을 받는다. 2년 후, 여자는 '그녀석'에게 새로운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정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받은 십 원짜리 동전을 어떻게 처리할지 못내 마음에 걸린다. 이날 촬영 분은 여자가 클럽에서 그녀석이 앉았던, 그러나 지금은 비어있는 자리를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영화를 핸드폰 카메라, 디카로 찍는다고?!" 때마침 현장에 재미난 풍경이 펼쳐진다. 흔히 다양한 공연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여러 대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경우는 많지만 핸드폰 카메라나 디카로 촬영하는 건 흔치 않다. 촬영감독은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조원선을 촬영한다. 때로는 그녀의 코앞에서, 때로는 카페 밖에서 창을 걸치며 자유롭게 찍고 있다. '인물(조원선)의 자연스러운 감정과 행동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하나보다'라고 추측하고 있을 때, 김성호 감독이 힌트를 던진다. "핸드폰 카메라, 디카와 같은 저해상 매체를 활용해 편집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자 한다. 자칫하면 이야기가 청승맞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재미있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조원선의 감정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담겨야 한다." 노래가 끝나자 스탭들의 박수소리가 감독의 '컷'사인을 대신한다.

 

스테디캠에 달린 메인 카메라는 공연 전체의 풍경을 담는다. 그리고 촬영감독이 휴대폰 카메라로 조원선을 가까이서 촬영하고 있다.(좌)

메인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촬영감독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촬영부.
이 작품의 촬영은 콘티에 정해진 장면만 찍지 않고 인물의 감정, 행동, 습관에 따라 즉흥적으로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이 원칙이다. (우)

 

영화 속에서 첫 솔로앨범 [Swallow]의 3번 트랙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부르는 조원선과 영화를 위해 모인 밴드(드럼을 맡은 손경호(왼쪽), 베이스를 맡은 박현준(오른쪽)).
이들 덕분에 현장은 촬영장인 동시에 작은 콘서트 장이었다. (좌)

한 테이크가 끝나고 꼼꼼하게 사운드를 체크하는 김성호 감독. 그는 "이전의 작업 때와 달리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최대한 자유롭게 즐기려고 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우)


핸드폰 촬영에 정신 팔린 나머지 롤러코스터의 조원선만큼 반가운 얼굴들을 놓칠 뻔 했다. 촬영장을 뜨겁게 달구는 밴드가 그 장본인들이다. 가만 보니 멤버가 꽤 화려하다. 베이스 기타는 이 영화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삐삐밴드, H2O의 박현준, 드럼은 이미 [고고70]에서 동근 역으로 출연했던 문샤이너스의 손경호, 피아노는 하림, 기타는 'CJ김' 김찬준이다. "연습시간이 1시간 남짓한 급조된" 밴드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이들이 빚어내는 음악은 감미롭고 열정적이다. 옆에 앉아있던 밴드의 한 관계자는 "연습시간이 짧은데도 저렇게 연주하면서 호흡을 맞춰나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들의 연주가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촬영으로 피곤한 배우와 스탭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페니러버]는 후반작업을 거쳐 다른 9명의 감독들의 작품과 함께 4월30일에 개최되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되고, 9월에 국내개봉 될 예정이다.


클럽 DGBD - 밤(과거)
한 줄기 스팟으로 조명이 내리고 스테이지 위에서 조명을 맞고 있는 여자.


나지막이 옛 노래를 부르고 있다.
스테이지 밑으로 보이는 사람들.
그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교복 입은 남학생.







여자(조원선)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그녀석'(유형근). "시나리오에 표현된 역할을 최대한 충실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한다"는 그의 말을 통해 차분한 인상 뒤에 숨겨진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볼 수 있었다.







 






클럽 DGBD - 밤
현재의 여자, 스테이지 위에서 흥얼거리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스테이지 밑으로 보이는 사람들.
여자, 노래를 부르다 시선을 돌려 스테이지 밑을 쳐다 본다.
교복 입고 서 있던 그 녀석 자리에는 텅 빈 채 빈자리로 남아있다.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노래를 부르는 여자.






조원선은 자신이 맡은 '여자' 캐릭터를 "쓸쓸하고 공허함이 있는 인물"이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1] 김성호 감독

 

총3회차 촬영 중 마지막 날이다. 빨리 찍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길만도 한데 의외로 김성호 감독은 느긋하고, 현장을 즐기고 있다. 그녀(조원선)의 공연을 보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 카메오 출연하다가도 꼼꼼하게 모니터를 확인하고 사운드를 체크한다. "이번 영화를 재미있게 작업하려고 한다"는 김성호 감독을 촬영 전에 잠깐 만나보았다.


  올해로 전주국제영화제 10주년이다. 그래서 이번 숏!숏!숏!에 부담이 크겠다.
   
생각보다 큰 부담은 없는 것 같다. 이전에 김종관, 민동현 감독과 함께 만든 옴니버스 영화 [눈부신 하루]때는 경쟁이나 서로에 대한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독이 10명이라 그런지 서로 "잘해보자"는 분위기다. 물론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주제인 돈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 원짜리 동전은 무엇을 의미하나.
   

사실 사람들은 십 원짜리 동전을 꼭 필요할 때만 쓰고 평소에는 하찮고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남녀관계에 있어서도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이 귀찮아지면 하찮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혹시 상대방에게 십 원짜리 동전처럼 쓸모없게 여겨지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나 상대방은 그런 하찮은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지난 십년을 겪어온 전주국제영화제의 고민을 대신 표현한 것이기도 하겠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젊은 친구(영화제)들은 성장하고 본인(전주국제영화제)은 점점 늙어가면서 관계가 뒤바뀌어간다. 그러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조원선, 박현준) 모두 가수다. 어떻게 캐스팅했나.
   

두 사람 모두 뉴욕에서 만났다. 내가 [거울 속으로](2003)의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때 롤러코스터가 뉴욕에 놀러왔고 우연히 만나게 됐다. 당시 롤러코스터의 [러브바이러스]를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서 신기하게도 가는 곳마다 롤러코스터를 만났다. 특정장소에서 약속하고 만났던 게 아니라 바(Bar)나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때마다 조원선씨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가 연기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현준씨 역시 오랜 인연으로 캐스팅했다.



  전문배우가 아닌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는 있을텐데.
   

전작인 [해피 버스데이] [눈부신 하루]에서는 학창시절 때 배웠던 체계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은 이전과는 다른, 내 방식대로 재미있게 하려고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바로 전문배우를 기용하지 않을 것, 시나리오 그대로 표현하지 않을 것, 콘티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찍을 것, 카메라를 들고 거창하게 움직이지 말고 핸드폰 카메라, 디카와 같은 매체를 적극 활용할 것 등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인터뷰 2] 조원선, 박현준, 유형근

의외였다. 다수의 독립영화([다섯은 너무 많아](감독 안슬기, 2005년) [은하해방전선](감독 윤성호, 2007년)등)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는 유형근은 그렇다 하더라도 가수인 롤러코스터의 조원선과 삐삐밴드 출신의 박현준이 '연기'라니. 이들을 만나기 전까지 머릿속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역시 인연이었다. 오래 전 조원선과 박현준은 뉴욕에서 김성호 감독을 만나 지금까지 돈독히 지내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조원선은 첫 솔로앨범 를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출연을 흔쾌히 승낙했나보다. 또한 박현준은 MBC에서 방영 중인 [돌아온 일지매]의 OST 곡 <나는 일지매다>로 밴드 'H2O' 활동을 재개했음에도 배우와 음악감독을 맡아 김성호 감독을 돕는다. 참고로 박현준이 연기한 '남자'는 여자(조원선)가 어린 남자(유형근) 다음으로 만나는 남자다. 아무래도 가수다 보니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 같다. 조원선은 "앨범 준비로 연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있긴 하다. 그러나 (연기를)처음 하는 거라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현준은 "시나리오 분량이 그리 많지 않고 주로 연주 장면이라 연기가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꽤 여유롭다. 학창시절 때 이들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는 유형근은 "실제로 만나게 되어 신기하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은하해방전선]에서 일본 최고의 영화배우 '기무라 레이'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선보였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는 "다른 이미지를 의식하지 않고, 시나리오에 충실하면서 자연스럽게 역할을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힌다.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이들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콘텐츠 제공씨네21,   사진이혜정,   김성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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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14 스타뉴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예매 시작 2분 만에 매진 2 ”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개막작이 예매 시작 2분 만에 매진됐다.

14일 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JIFF 홈페이지에서 개, 폐막작에 대한 예매를 시작한 결과 개막작 '숏!숏!숏! 2009'는 2분 만에 매진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10돌을 맞아 관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최근 독립영화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막작 '숏!숏!숏!'은 2007년부터 시작된 한국 디지털 단편영화 프로젝트로, 이송희일 권종관 윤성호 김성호 김영남 등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 10명이 '돈'을 주제로 10분 내외로 만들었다.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리며 총 42개국 200여편의 작품들이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김건우 기자 | 2009/04/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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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1 프레시안: 10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열려 ”

올해로 10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이하 '전주영화제')가 31일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의 개요와 상영작을 발표했다. 10주년을 맞은 만큼, 이를 기념하는 각종 특별 프로그램들이 풍성하게 마련됐다.

▲ 10회 전주영화제 기자회견장. 왼쪽부터 유운성 프로그래머, 민병록 집행위원장, 송하진 조직위원장/전주시장, 정수완 프로그래머, 정지훈 프로그래머.ⓒ프레시안

먼저 올해 개막작은 전주영화제가 2007년부터 시작한 디지털단편 프로젝트인 <숏!숏!숏! 2009>이다. 매년 3명의 유망한 젊은 감독들이 디지털 단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영화제 때 프리미어를 했던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돈'이라는 주제로 충무로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10명의 감독이 작업한 단편 10편을 묶어 상영하게 된다. <후회하지 않아>와 곧 개봉예정인 <탈주>를 만든 이송희일과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내 청춘에게 고함>을 만든 김영남, <빛나는 거짓>을 만든 채기 등 독립영화 진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을 비롯해, <새드무비>를 만든 권종관, <거울속으로>를 연출한 김성호, <여고괴담 4 - 목소리>와 <그녀는 예뻤다>를 만든 최익환 등 충무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D-Day>의 김은경과 아직 장편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잠시 외출했을 뿐이다> 등 단편 작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남다정 등 여성감독들을 포함해 10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 10주년 기념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어 개막작으로 선정된 <숏!숏!숏! 2009>에는 10명의 감독들이 참여한다.ⓒ프레시안
▲ 홍보대사로 위촉된 조안(왼쪽)과 이지훈(오른쪽).ⓒ프레시안

한편 올해 전주영화제의 홍보대사로는 이지훈과 조안이 위촉됐다. 이들은 영화제 기간동안 관객과의 만남에 참석하고 전주영화제를 홍보하기 위한 각종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간 열린다.

                                                                             기사입력 2009-04-01 오후 6:31:11 /프레시안 김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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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11 FILM 2.0 '미러' 프리뷰 ”

Review & Preview - Preview  
 
 미러 (2008)
 Mirrors
 장르 서스펜스 스릴러
 감독 알렉산더 아자
 주연 키퍼 서덜랜드, 폴라 패튼
 상영시간 111분
 관람등급 18세 관람가
 개봉일 2008.09.18
 공식홈페이지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제작국가 미국

주제보다 소재에 공들인 이미지

2008.09.11 / 박홍식 기자

많은 볼거리가 있는 만큼 육체를 얻은 악마와 난투극을 벌이는 설정이나 액션영화에 나올 법한 대규모 폭파신은 내면의 악마라는 주제를 희석시킨다고 볼 수도 있다.

벤 카슨은 총기사고로 동료도 직장도 잃은 전직 경찰관이다. 소원해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는 대형 백화점 야간 경비원 일자리를 얻어 새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카슨은 폐허나 다름없는 백화점을 순찰하던 중 유독 깨끗한 거울을 본 후 악몽과 환영에 시달리며 전임 경비원의 기이한 죽음을 알게 된다. 여동생마저 끔찍한 시체로 발견되자 카슨은 거울에 무엇인가 있음을 직감하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만의 싸움을 시작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러>는 김성호 각본, 감독의 2003년 작품 <거울속으로>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제작자 김은영도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미러>는 원작의 기본적인 설정을 가져왔지만 거울이란 고전적 모티브를 대하는 태도는 많이 다르다. <거울속으로>의 영어 제목 ‘into the mirrors’ 에서 보듯 <미러>에서 거울은 보다 물질적이고 현실적으로 구현된다. 실제로 <미러>에서는 원작과 달리 거울뿐 아니라 물, 모니터, 액자, 창문 등 모든 반사체에서 악마가 튀어나온다. 거울에 한정됐던 호러 코드를 확장해 주인공들을 열린 공간에서조차 공포로 몰아넣는다. 감독은 일상적인 장면에도 광택이 있는 소품을 꼭 배치해 꾸준히 긴장감을 유지하는 한편, 쇼윈도나 자동차처럼 도시인들이 피할 수 없는 다양한 반사체를 통해 이야기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한다.

모든 반사체를 악마가 이동하는 네트워크로 조명한 <미러>는 거울 속 악마와의 처절한 사투에 그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초자연 호러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강한 신체 훼손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김성호 감독이 빚어낸 이면공간의 정적이고 몽환적인 원작의 분위기와 반대 지점에 서 있다. 특히 카슨의 여동생이 자신의 턱을 스스로 찢어내는 장면은 감독이 전작 <엑스텐션>이나 <힐즈 아이즈>에서 선보인 고어조차 무색하게 한다.

할리우드의 기술적, 자본적 장점은 특수분장의 잔혹한 묘사와 더불어 거대하고 정교한 세트에서도 드러난다.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뉴욕의 메이플라워 백화점은 사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위치한 2천 제곱미터의 ‘아카데이 오브 사이언스’를 개조한 것이다. 공사가 중단된 건물은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잔재이자 실제 오랜 폭력의 시간이 누적된 ‘타고난’ 영화 세트로, 장대한 규모와 뛰어난 디테일을 선사한다. 건물의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거울이나 여러 각도에서 회전하는 반사 이미지들은 통제된 조명과 치밀하게 계산된 촬영으로 완성되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거울 속 인물과 거울 밖 인물이 따로 움직이거나 공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CG에도 많은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많은 볼거리가 있는 만큼 육체를 얻은 악마와 난투극을 벌이는 설정이나 액션영화에 나올 법한 대규모 폭파신은 내면의 악마라는 주제를 희석시킨다고 볼 수도 있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거울과 대치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내면의 어두움이 투영된 환상적인 세계관을 좋아했던 원작 팬들에겐 상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상향된 특수효과와 반사 이미지들을 활용한 시각적 즐거움은 원작과 좋은 비교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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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 FULL Mirrors Movie Trailer - Red Band Trailer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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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rrors (2008) Teaser Trailer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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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05 필름2.0: 독립영화 줄줄이 로테르담 초청 ”

News - 영화제


  독립영화 줄줄이 로테르담 초청

   2008.01.05 / 안효원 기자

  세 편의 독립영화가 23일 개막하는 37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됐다. 박수영, 조창호, 김성호 감독의 HD장편옴니버스영화 <판타스
 틱 자살소동>은 신인 감독들의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는 ‘질풍노도’ 부문
 에, 김광호 감독의 <궤도>(사진)는 다양한 사회, 문화와 개인의 삶에 주목
 하는 ‘타임 앤 타이드’ 부문에, 김종관 감독의 <기다린다>는 단편 경쟁부
 문에 각각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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